니카라과에 가기까지에는 많은 걱정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올해 초 까지 여름 휴가계획은 한국에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고,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곳은 얼마나 바뀌었나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담임목사님과 ‘풍성한 삶의 기초’를 하고, 성경도 조금씩 읽어가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조금씩 젖어들 때 즈음 저의 삶과 주변에 얘기치 못한 사건이 있어났습니다. 여름 수련회면 만났던 이웃교회 학생이 하나님의 품으로 간 것과 함께 학생부 아이들을 섬기던 선생님의 건강문제, 직장에서 매주 매달 만나던 환자들의 갑작스런 건강악화 등… 우리의 삶이 한계가 있고, 우리가 계획한 대로만 살아지지 않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연약한 삶에 반해, 영원히 계시는하나님은 한결같이 믿음으로 순종하라는 말씀을 하는 것을 깨닫고 있을 때 선교가는 것도 열방까지 예수를 전하라는 것의 작은 순종이라는 마음이 들어 단기선교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믿음으로 시작한 단기 선교였지만, 제게는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것을 직접 경험하는 놀라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첫 째로는 함께 만났던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니카라과에서 복음을 전하시는 선교사님들의 삶에 매순 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보면, 하나님이 아직도 기적을 행하시는 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창세기를 보며 마음 한켠에 안쓰럽게만 생각했던 인물이 라헬이 있습니다. 야곱과 결혼해서는 늦게 아이를 갖게 되면서 받게 되는 설움과 베냐민을 낳고 죽으면서 다른 가족들이 묻힌 고센땅이 아닌 베들레힘지역에 묻힙니다. 살면서도 그리고 죽어서도 그리 운이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내 생각을 나누는 중에 한 선교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세상에서 하나님 축복받고, 죽어서 하늘나라에 가면 어디서 죽든 무슨상관이겠어요. 하나님의 사랑이 언제나 함께 하기 때문에 이 세상의 불편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고백하는 선교사님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 선교사님에게 주신 믿음과 사랑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둘 째로는 성령의 역사입니다. 제가 섬겼던 지역은 레온이라고 하는 무더운 지역이었습니다. 2개의 교회를 각 이틀간 섬기게 되었는데, 첫 째날 저녁집회를 위해 노방전도를 나갔습니다. 5-6명씩 팀을 이뤄서 예수님을 머리로 알기는 하지만 영접하지 않은 가정, 카톨릭을 믿는 가정, 교회에서 겪은 관계의 어려움으로 교회를 다니지 않는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특히 제가 복음을 전했던 가정에서는 복음을 전하는 순간 소란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거실과 마당을 연결하는 문이 쿵 하고 닫히고, 대걸레가 땅바당에 떨어졌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그 가정의 5살 배기 남자 아이가 막대기를 휘둘러 집에서 키우던 닭을 내려쳤습니다. 꼬꼬댁 소리를 크게 내며 쓰러졌고 다리가 부러진 듯 절둑거리며 걸었습니다. 순식간에 복음을 전하려는 분위기는 어수선해졌지만 함께 갔던 팀원들과 함께 집중해서 복음전하는 것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 가정의 기도제목을 물었더니 마약중독에 걸린 아들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너무나 사랑해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냈다는 것과 캐나다에서 온 우리 모두와 우리가 방문한 각 가정이 함께 천국에 가면 좋겠다고 기도 드린 후 그 가정을 나설 때, 큰 딸의 얼굴을 보니 눈물로 눈 시울이 붉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키우던 짐승들을 캐나다에 가져갈 수 만 있다면 모두 주겠다고 했습니다.
노방전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동네 어귀를 어슬렁거리던 개가 제 주변으로 왔습니다. 갑자기 누군가 바지 밑단을 잡아당기는 느낌이 나서 뒤를 돌아보니 그 개였습니다. 바지 종아리부분엔 침이 흥건하였고, 이빨로 세게 문 흔적으로 옷에 거의 구멍이 날 만큼 날카로운 자국이 남았습니다. 비록 다치지는 않았지만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담임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영적인 싸움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녁 집회 시작전 쉬는 시간에 그냥 어영부영 보낼 수 있는 시간에도 그날 오후의 사건들로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게 해달라고 앉아서 계속 기도를 했습니다. 니카라과 땅에 하나님의 사랑을 부어달라고 계속해서 기도했습니다. 그 때에 눈앞에 환상처럼.. 시궁창이었던 교회 문앞 어귀가 새하얗한 포장된 도로로 변하고 교회 건물이 현대식으로 바뀌는 것을 보게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신 환상인지 내가 바라는 니카라과땅의 미래가 시각적으로 구체화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꼭 그렇게 만들어 달라고 계속 기도 했습니다. 저녁집회때 현지 주민을 위한 안수기도시간이 있었습니다. 목사님들과 선교사님들이 안수기도를 해 주시는 중에 몸을 떨며 쓰러진 중년 여성분이 있었는데, 이분을 땅에 눕히고 손을 잡고 계속해서 레온 땅에 하나님이 함께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다음세대의 비젼입니다. 함께 VBS를 도와 진행했던 학생들과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Grade 9-12의 6명 아이들이 저희 팀에 있었는데 이 친구들의 친화력과 넘치는 에너지로 현지에서의 어린이 사역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레이스젠 교사라서 그런지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귀하고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교회와 가정에서 믿음으로 성장한 아이들이 다음세대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지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니카라과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19세 미만의 아이들입니다. 우리 교회의 아이들 뿐만 아니라 열방의 복음을 위해서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교사들의 사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찾아와 믿음 마저도 먼저 주시고, 그 믿음으로 작은 순종을 하게 하시고, 그 경험을 통해 더 큰 사랑과 다음 세대의 소망을 보게 하신 하니님께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