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처음 주바라기 목장을 가게 된 것은 라이드를 열심히 해주며 자연스럽게 권유해 주신 조춘애 집사님 덕분이었습니다.
목장모임? 한국의 구역예배랑 같은 거겠지 뭐...
처음엔 그런 생각에 별 부담없이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반겨 주시는 목장 식구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말씀읽고 삶나누기를 하는데... 어? 이건 뭐지? 싶었습니다.
왜들 이렇게 자기 고민이나 삶을 솔직하게 터놓고 나누는 것일까?
서로 기도제목을 말하는데도 역시 너무 솔직하고 다 내려놓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구역예배때는 예배 인도하시는 분이 짧게 설교하고 기도하고 식사를 하면서
그때부터 대화를 하기 시작하는데, 자기 삶을 나누는게 아니라 주로 주변 사람의 삶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A집사님 사고났다면서요? B집사님 남편이 요즘 또 그런다며요? 에구 기도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내가 그렇게 말해도 안듣더라구여.
참 얘기 들었어요? C권사님 딸 지금 부도나서 난리도 아니래요.
구역예배 몇번만 하면 얼굴 모르는 집사님과 권사님의 사정을 뻔히 알 수 있을 정도였고
이상하게도 좋은 말보다는 안좋은 말을 너무 리얼하게 전해듣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주로 봤던 내게 목장모임은 너무나 신선하고 강렬한 충격이었습니다.
말씀을 통해 나누는 모습 속에서 내 삶을 다시한번 돌아보며
아...그때 그것이 주님의 역사하심이었구나 깨닫기도하고
다른 목원들의 삶 나누는 것을 들으며 반성하기도 하고
힘든 부분은 내려놓으며 기도부탁 하고,
그것을 서로 나누면서 또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교제하고 삶을 나누는 것이
마치 초대교회에서 함께 떡을 떼며 기쁘고 순전한 마음으로 모이는 것처럼
목장모임 끝나고 돌아갈때엔 늘 즐거웠고 감사했으며
뭔가 가득~ 안고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편... 지난 여름이 끝나갈 무렵엔 새롭게 청년부 목장이 생기는데 그 목자를 맡으면 어떻겠냐는 목사님의 권유를 듣고 겁이 덜컥 났습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도 그렇게 풍성한 열매를 먹일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 기도하고 주님께 응답을 받고 싶었습니다.
기도를 하면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말씀이 들어왔고,
내가 하는게 아니라 주님이 직접 해주신다는 말씀에 따르게 되어 청년목장 중 하나를 맡게 되었습니다.
나와 함께 한 목원들을 하나하나 보며
주님이 맡겨주신 양이라 생각되니 어떻게 대우해야할지 어떻게 나눠야할지 모르지만,
그저 섬기고 또 섬기겠다는 다짐 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분명 계시지만 자신을 인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목원도 있고,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서 간증하는 목원도 있고, 처음 교회에 나와 멋모르고 참여한 목원도 있고, 오래전에 교회다녔다가 안다녔던 목원도 있고...
정말 너무 다양해서 어떻게 진행하고 공유해야 하는지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두 주간은 말씀을 준비했습니다.
양과 목자와의 관계... 실질적인 목자는 여호와, 하나님 한분이라는 것과
내 삶의 주인은 내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켰습니다.
그 말씀이 목원들에게 주시는 말씀인줄 알았지만, 나에게도 주시는 큰 은혜의 말씀이었습니다.
양이 포악한 짐승에게 잡아먹힐까봐 모든 감각을 본능적으로 목자에게 맞추고 순종하듯이
나 또한 그리고 우리 목원들 또한 주님께 모든 것을 맞추고 나아가야 함을 인지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청년들과 함께 삶을 나누다보면 내가 더 은혜를 받고 나 자신을 반성하며 돌아볼 때가 아주 많습니다.
내가 뭘 해줘야 하는 줄 생각했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고
주님이 우리 목원들뿐 아니라 나까지 돌보시며 늘 은혜로 덮어주셨습니다.
나에게 청년목장 두드림 목장은 말 그대로 주님의 두드림을 들을 수 있고
힘들고 어려울때마다 주님께 두드리며 나아갈 수 있는
Do dream...
꿈이 있는 목장입니다.
이렇게 목장을 통해서 큰 선물을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모든 영광... 우리를 구원하신 진정한 나의 주인이신 주님께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