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까진 날씨가 좋았는데, 오후들어 비가 쏟아졌다.
제법 굵은 빗줄기...
집사님들 모두 잘 오셔야 할텐데... 내리는 빗줄기를 헤아리듯 바라보고 있는데 인터폰이 울렸다.
조춘애 목자님이 역시 일등으로 오셨다.
 
보리차를 끓이면서 오늘은 커피를 내리지말고 그냥 티를 마시면 어떨까 여쭤봤다.
저번에 장을 볼때 커피를 사야 하는데 깜빡해서 커피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에서야 그것을 알고 아차 싶었지만 사러 나가기 귀찮아 그저 있었던 것이다.
커피를 열고 대충 보니 화요일 내가 장볼때까지는 마실 수 있을 듯 했다.
오늘 커피를 내리면 금방 바닥 날것은 틀림없는 사실...
 
사정을 안 집사님은 이따 예배끝나고 사다줄테니 내리는게 좋지 않겠나 말씀하셨다.
죄송한 마음에 아니라고 극구 사양하며... 그냥 오늘은 티마셔도 되지 않겠냐고 하니까
어떤 커피 좋아하냐며 한발짝 앞서 내 취향을 물으셨다.
커피를 안드시는 조춘애 집사님이 커피 마시는 다른 분들을 위해 사오신다고 하는데
계속 거절할 수도 없고 그저 맥스웰만 아니면 다 좋다고...
맥스웰은 한국에도 있기에 왠지 외국에만 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얄팍한 이유까지 늘어놓았다.
 
오늘 다과는 김완구성도님이 준비하셨는데, 영주권 나와서 한턱 내는 것인지 푸짐히도 준비하셨다.
김순래집사님이 오셔서 김기덕 집사님이 혼자 일하게 되어 힘들어 못올거 같다고 하셔서
곧바로 예배를 시작했다.
 
<감사를 위해 돌이킨 발걸음>이란 제목으로
고침받고 돌아와 감사했던 한 문둥병자에 대한 말씀을 읽었다.
삶을 나누는데 인터폰이 울렸다.
김기덕집사님이었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집에 가서 좀 누웠다 일 나가고 싶었지만,
오고 싶어서... 왠지 그래야 힘이 날거 같아서 왔다며 반갑게 들어섰다.
 
한국에 간 남은혜집사님을 빼고 다섯명이 모두 모여 다시금 삶을 나누었다.
쉽지 않은 타향생활, 여유없어지는 상황들, 벅찬 세금과 경제활동,
바쁘면 몸도 마음도 고되고 힘들고, 일이 없으면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는 존재감 상실도 있고
어느덧 여러 모습으로 살아가며 감사하는 것을 잊고 살때가 많다는 고백이 이어졌다.
서로의 고백을 들으며 그 가운데서 위로를 받고, 반성도 하며
모두 정말 감사하다는 고백을 하게 되었다.
 
그 마음을 실어 지난 주일, 헌금특송때 이지나집사님이 불러서 은혜받은
♬ 날 구원하신 주 감사~ ♪를 찬양하였다.
 
예전보다 화려한 장신구 없어도 감사하고
놀러다니고 여행다닐 조건이 안되도 감사하고
도우미가 해주다가 도우미없이 큰살림 해도 감사하고
너무 바쁘지만 일할 수 있는 건강이 있어 감사하고
힘들고 지칠때가 많지만 그럴때 함께 만나
서로 나누고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음에 또한 감사했다.
 
이렇게 감사를 늘어놓다보니 그것 또한 끝없이 나왔다.
감사할 것이 참으로 많았다.
함께 감사를 나눠서인지 다들 놓쳤던 감사와 기쁨을 한아름 품은 듯 얼굴이 환해져 돌아갔다.
 
 
다들 가시고 조춘애집사님은 진짜로 다시 오셔서 커피를 전해주고 가셨다.
자기만 먹는 이스라엘 목자들은 화 있을진저
무슨 커피인가 보고 있는데, 지난 주일 큐티 말씀이 떠올라 넘 창피했다.
내것을 챙기느라고 내주기를 거부한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하나님이 늘 넘치도록 채워주시고 부어주시는데 뭘 그리 계산하고 염려하는지...
그저 감사하며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면 될 것을...
 
주님... 
하루하루...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