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교회 담임목사이신 이중표 목사님이 한국시간으로
7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소천하셨읍니다
한국을 신자화하신다는 뜻에서 한신교회라 이름지으시고
별세신앙을 실천해오신 목사님의 생전 마태복음 16장13~20절로
" 예수님의 교회 "란 제목의 설교말씀을 올리오며 고인의 명복을
삼가 머리 숙여 비오며 국민일보에 실린 기사를 함께 전해드립니다
[별세신앙 이중표 목사의 삶] “주님이 있어 죽음도 행복합니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서울 잠원동 한신교회 당회장실에는 ‘생명을 걸고’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도 바울의 고백이 적힌 액자가 걸려 있다.
‘별세신앙’을 실천해온 고 이중표 목사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이다.
이 말씀대로 이 목사는 복음 전도자로서 사명의 길을 달리다가 7일 67세를 일기로 하나님 품에 안겼다.
한국 교회의 큰 어른 가운데 한 명이었던 고인은 평소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면서 목회자들이 ‘별세 영성’을 갖고 선한 사역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삶과 죽음의 길에 초연했던 이 목사의 소천 소식에 한국 교회가 아쉬워하는 것은 고인만큼 ‘일사각오’와 청빈,무욕,사랑의 정신으로 복음을 전해온 사역자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1938년 전북 부안에서 출생한 이 목사는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로 전북 고부와 옥구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서울에 올라와 관악교회에서 사역했으며 1977년 6월5일 한신교회를 개척,교단의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시켰다.
2000년에는 한국기독교장로회 84회 총회장으로서 한국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위해 일했다.
국민일보 교계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본보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이 목사가 주창한 별세신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실존적으로 체험하자는 주장이다.
믿는 자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으니 별세의 정신을 가지고 사심없이 삶을 살 때 부활의 기쁨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죽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자는 이 목사의 주장은 복음을 위해 달려간 그의 삶과 어우러지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평생 개인통장을 가져본 일이 없는 무욕의 삶과 두 자녀를 입양하는 등 고인이 펼쳤던 사랑은 별세신앙을 실천적 운동으로 승화시켰던 원동력이었다.
이 목사의 별세신앙은 1986년 개원한 별세목회연구원(현 한신목회개발원)을 통해 ‘별세신학’으로 체계화됐고 수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선한 도전을 주었다.
소년시절 폐결핵으로 사경을 헤매는 고통속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주의 종이 될 것을 헌신한 이 목사는 일생 동안 4차례 죽음의 위기를 넘겼다.
1973년 담석증 때문에 쓰러진 후 7년마다 입원과 수술을 반복했다.
지난해 여름 담관암 수술을 통해 별세4수(四修)를 체험한 이 목사는 ‘거지(巨智:큰 깨달음)선언’을 했다.
별세는 큰 깨달음이니 자기를 비우고 거지로 살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자신은 물론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이 실천해 나가자는 선언이었다.
암수술 이후 극심한 고통속에서도 이 목사는 신학교육개선협의회의 후원회장을 맡는 등 한국 교회와 신학 발전을 위해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교회와 민족이라는 2개의 키워드를 갖고 살아온 이 목사는 어머니 같은 이 민족이 완전 복음화되어 예수 향기가 온 나라에 퍼져나가기를 기도해왔다.
교회 이름을 ‘한국을 신자화한다’는 의미의 한신(韓信)교회로 정할 정도로 민족 사랑 의식이 투철했다.
죽음을 예견한 것일까. 이 목사는 유언과도 같이 자신의 별세신앙 이야기를 담은 ‘나는 죽어도 행복 합니다’(국민일보)를 펴냈다.
“축복보다 더 좋은 것이 ‘죽복’(죽음의 행복)입니다”라고 말해왔던 고인은 이제 ‘별세의 성자’로 한국 성도들의 마음속에 남게 됐다.
당신은 이 시대 예레미야였습니다-巨智 李重表 목사님을 보내며박종구 목사 <월간목회 발행인>이 땅의 현실이 암담하던 시절 저 가나안을 향해 앞장섰던 당신은 우리의 모세였습니다 그런 당신을 오늘은 이 느보산 자락에서 이렇게 보내야만 합니까생각하면 당신은 눈물의 선지자였습니다 가난의 눈물을 어머니의 눈물을 목회자의 눈물을 사모의 눈물을 민주화의 눈물을 한민족의 눈물을 가슴으로 안았던 당신은 이 시대 예레미야였습니다내가 산 것이 아니요내 안에 그리스도가 산 것이라 하신 이여! 산 자만이 죽을 수 있으며 죽은 자만이 부활할 수 있다 하신 이여! 그래서 죽어도 행복하다 하신 이여! 그것이 당신의 별세신학이었습니다온몸으로 사랑을 이야기한 당신은 주님의 참 목자였습니다 수차례의 투병생활 그 고통의 질곡 속에서도 교회를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말씀을 사랑한 그 순수한 열정에 머리를 조아립니다달려갈 길을 마친 복음의 용사여! 이제 영원한 순례길에 나서는 당신을 보내며 우리는 당신의 그 승리의 삶에 영원히 화답하렵니다 그리고 말로 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마음 가득 심으렵니다 언제나 우리에게 늘푸른 메아리로 다가오소서
이태형 전문기자 thlee@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