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부터 유빅에서 ESL 시작했다.
젊은이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새로운 부담감... 친숙하지 않은 영어로 테스트 받기에
많이 긴장되고 피곤했나보다.
그래서인지 집에만 오면 괜히 늘어지고 힘이 빠진 한 주간이었다.
지난 수요일...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그날 학교 스케줄은 테스트후에 캠퍼스투어를 하며 학생증을 만드는 것.
내 사진 옆에 커다란 글씨로 STUDENT라 써있는 학생증을 받으니 무척 낯설면서도 새로왔다.
비에 홀딱 젖었지만 한층 젊어진 기분으로 방과후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갔다.
한국에선 비맞으면 큰일이라도 날듯 우산 없으면 뛰느라 정신없는데,
여기서는 대수롭지 않은듯 우산없이도 다들 여유만만이다.
덕분에 목발짚는 나도 여유부리듯 버스에서 내려 천천히 걸었다.
우리집은 버스정류장에서 안쪽으로 네번째 집.
내려 천천히 집을 향해 걷는데 맞은편쪽에서 차 한대가 오더니 머뭇거리듯 두번째 집에 차를 댔다.
금방이라도 차를 뺄듯 대충 대놓더니 운전석에서 할머니가 내렸다.
비맞는게 싫은듯 인상을 좀 찌푸린체 이마에 손을 대고 내쪽으로 걸어왔다.
무슨일인가 싶어 보니까 가는 곳이 많이 먼가 물어보셨다.
너무 놀랍고 고마워 "No, next next house"라 대답했다.
그렇게 말했는데도 알아들었는지 오케이하면서 다시 차에 오르셨다.
가다가 살짝 뒤돌아 보니 차를 빼지않고 그 집에 그대로 주차하셨다.
집에 다와서 주차하고 들어가면 그만인데도
처음 보는 낯선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비오는데도 내려서 차 태워줄 의향으로 말씀하신 것이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집에 들어서면서 지극히 작은자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예쁜 초코렛 하나 사들고 가서 멋지게 감사인사를 해야겠다.
그때 설명하면 날 기억해줄까?
뭐라고 말해야 하지? 휴~
정말... 정말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멋진 이웃 덕분에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준비하는 신학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