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섬 빅토리아
Oh, Victoria Victory.
요즈음 나는 내가 일 년만 이 집에서 더 살게되면 거쳐를 옮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본다. 짐이 너무 많아서다. 작년 8월22일 이 집에 들어올 때 가방 딱 두 개였다. 6개월 전이었다. 처음 한 열흘간은 의자도 하나 없어 서서 밥을 먹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딸이 사주기는 했지만 좋은 침대로 비롯하여 책장이 2개, 나를 아끼는 분이 사다주신 옷 설합장이 1개, 친구가 사다준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믹서 커피폿은 물론 산 더미 같은 그릇들, 샵에서 흘러 들어오는 각종 올래닉 곡물들과 바이타민의 홍수. 다 걸 수 없어 벽에 기대 서 있는 그림들. 지인이 선물로 준 책들과 20년 모아온 씨디들. 엘에이에서 노년을 살꺼라고 위치 좋은 곳에 사 두었던 집까지 다 버리고 왔는데 필요한 것 이상으로 채워주신 하나님.
어제는 내 그림 좋아하시는 분이 오셔서 하나 구입해 가셨다. 그림만 사간것이 아니고 서로의 마음을 열고갔다. 얼마나 기쁜 날이었는지. 이제 550불 예치되었다. 그러니까 10분의 1이 모아진 것이다. 더 기쁜일이 있다. 예배가 끝나고 재정부 집사님이 오셔서 어느 교인이 무명으로 내 작품활동에 보태라고 헌금함에 봉투를 넣었다면서 전해주셨다. 눈물이 난다. 처음에는 그 필체를 알아보고 인사를 드릴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만 두었다. 그 한분의 마음을 우리 교인 모든 분들의 마음으로 받기로 했다. 더 많이 빚진자로 살면서 성실히 살아가고 싶다. 나는 평생 교회를 다녔지만 같은 교회에서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 받아보는 일은 처음이다. 이제 은혜교회에서 빚을 졌으니 도망도 못 간다. ^^
땅거미가 들어설 때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쓸쓸하고 슬프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오늘, 안 보는 것 같아도 내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알고계신 주님과 성도님들에게 무한한 감사기도 드린다. 내 그림이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치유해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수시로 물감과 캔버스 그외 미술 도구들을 구입해 주시는 고마운 분도 계신다. 빌게이트도 나 만큼 행복할까? 이명박 대통령도 나 처럼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을까?